환경마저 죽이는 전쟁범죄자들 주한미군이 더럽힌 땅을 보며 새삼스레 생각해 본 전쟁과 환경의 상관관계 ▣ 김재명 국제분쟁 전문기자·정치학 박사 kimsphoto@hanmail.net 한겨레 21 그 옛날 로마군도 들판에 소금 뿌려 미군기지 오염은 새삼스레 전쟁과 환경의 문제를 생각하게 만든다. 전쟁이 벌어지면, 자연환경은 크든 작든 손상을 입기 마련이다. 전쟁에서 환경보호란 부차적인 개념일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전략·전술적인 필요’라는 이름 아래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다. 기원전 146년 로마제국의 군대가 북아프리카의 카르타고를 어렵사리 점령하자, 로마군은 카르타고를 ‘그라운드 제로’로 만들었다. 들판에 소금을 뿌려 농사를 아예 못 짓도록 만들었다. 한니발 장군이 로마원정에 나서기도 했던 강국 카르타고 군사력의 밑바탕이 되는 경제력을 죽이기 위한 조치였다. ‘현대판 로마제국 군대’인 미군이 지난 1960년대와 70년대 초 베트남에서 고엽제를 마구 뿌려댄 것도 ‘전략·전술’이란 이름 아래 이뤄진 고의적인 환경파괴다. 영국의 한 평화운동단체에 따르면, 미군이 10년 동안 베트남에 뿌린 고엽제의 총량은 7200만ℓ. 고엽제는 베트남의 자연만 파괴한 게 아니라 베트남 민초들의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 유산, 기형아 출산, 암 발병 등이 잇따랐다. 고엽제가 스민 땅은 농사도 잘 안 됐고, 쌀알 크기조차 줄어들었다 (http://www.ppu.org.uk/learn/infodocs/st_environment.html 참조). 미국 땅에서 전쟁이 벌어졌을 경우, 숨은 적군을 찾아내는 데 편리하다고 고엽제를 마구 뿌렸을까.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전쟁을 벌이더라도 마구잡이 환경파괴만큼은 막아야 한다. 이는 전쟁윤리의 문제다. 20세기 들어와 전쟁의 광풍으로부터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국제법상 처음으로 강조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