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5가지
국수를 고르라면 사람마다 고집이 다르지만, 나는 다섯 가지를 꼽아본다.
먼저 닭 온반이다.
뜨끈한 닭 육수에 얇은 면발이 잠겨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피곤한 하루가 정리된다. 담백하지만 은근히 중독적인 맛이다. 사실 내가 좋아하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재중적이지는 않은 음식이다
두 번째는 잔치국수다.
이름부터가 경사스러운 이 음식은 사실 별 거 없다. 멸치 육수에 면 넣고 김치 곁들이면 끝이다. 그런데 그 단순함이야말로 한국식 국수이다
세 번째는 비빔국수.
고추장의 매콤새콤함이 면발에 착 달라붙어 여름 오후를 순식간에 활기차게 만든다. 비빔국수는 특이하게 인스턴트로도 많이 만든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냉콩국수다.
콩을 갈아 만든 고소한 국물이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는데, 그 차갑고 묵직한 맛은 마치 더위를 정면 돌파하는 느낌이다
마지막은 동치미 국수.
김치 국물 중에서도 가장 청량한 동치미에 면을 담그면, 그 시원함은 웬만한 에어컨보다 낫다. 이건 사실 겨울에 먹어야한다.
이 다섯 그릇을 차례로 먹어보면, 국수라는 게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라, 계절과 기분, 심지어 인생의 기복까지 함께 담아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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